은행은 돈을 다루는 곳이지만, 그 돈보다 무거운 건 사람이었다. 경비 업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그저 문을 열고 닫고, 번호표를 뽑아주는 일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을 다루는 일’ 그 자체였다. 돈을 들고 온 사람이 갑이 되고, 순서를 무시한 사람이 억지를 부리며, 마감 이후에도 “한 번만”을 외치는 소리가 매일같이 들린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은 마스크가 없으니 하나 서비스로 달라고 했다. 정중히, 직원들도 사비로 구매해 쓰는 상황이라며 약국에서 구매해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알았어요, 알았어~” 하면서 뒤로 물러갔지만, 그 말투엔 분명한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 고객 응대란 늘 그렇다. 예의 바르게 말해도,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면 그게 끝이다. 또 어떤 날..